전철 내부가 차라리 목재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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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내부가 차라리 목재였다면
  • 편집국
  • 승인 2004.07.2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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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발생한 대구지하철화재참사는 온 국민의 억장이 무너지게 했다. 참담 그 자체였다. 이 나라 국민이라는 것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사건의 경위도 어처구니없지만 화재의 발생에서 진화과정 동안의 대처장면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한 사람의 돌출행동은 어느 누구도 상상치 못한 결과를 야기했다. 목숨을 잃은 희생자와 유가족의 슬픔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었다. 이런 세상을 만든 죄를 용서바라며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 뿐이다.

지하철내부는 화재가 나면 강한 유독가스를 내뿜는 플라스틱제품이 가득했다. 불연제품, 난연제품이라는 용어가 무색할 정도로 붙은 불은 순식간에 전철 전객실로 번졌다. 너무도 급속한 화재확산으로 인하여 발생한 유독가스 양은 상상을 초월했고 이 유독가스는 온 국민을 슬픔의 바다로 내몰았다.

통상 화재가 발생하여 사망한 사람들의 사인을 분석해보면 유독가스 질식사 60%, 화염직접연소 20%, 기타 20%로 나타나 유독가스의 피해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지하철 실내벽은 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바닥은 염화비닐로 의자는 폴리우레탄폼으로 돼 있어 불이 붙자마자 유독가스가 전동차 내부를 가득 채워 불과 10분이 안되는 시간에 희생자들은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의 유독가스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지하철내 모든 구조물은 난연 또는 불연처리가 필수적인데 실상을 그렇지 못했다.

지하철 실내가 차라리 목재였다면 이러한 큼직한 참사는 막을 수 있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화재가 나면 목재는 위험한 소재라 생각하기 쉽다. 불에 잘 타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우려는 나무의 사이즈가 커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1961년 미국임산물연구소에서 철재구조물과 목재구조물의 화재비교시험 결과 오히려 철재구조물보다 목재구조물이 내화성이 뛰어나다고 발표한 바 있고, 국내에서도 화재시험을 통해 단면이 큰 목재보의 경우 화재에 노출돼도 80%정도가 타지 않고 하중을 지지했다는 결과가 있다. 그러므로 화재가 나면 목재가 타서 발생하는 피해보다 유독가스를 내뿜는 플라스틱 재료가 더 심하게 생명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화재시 목재는 다량의 유독가스를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인명을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이것은 분명 자연이 만들어 낸 소재가 인간에게 배려한 선물일 것이다. 플라스틱제품으로 가득 찬 지하철이나 심지어 우리의 주택내부를 들여다 볼 때 소스라치게 놀라야 되는 데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는 듯 오늘도 살아간다. 마치 나의 일이 아니고 남의 일인 것처럼. 

 

편집국   webmaster@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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