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n 이승엽 대표

지난 4월 많은 사람이 한껏 홈인테리어에 취해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닌 코엑스 리빙디자인페어에서 눈을 떼기 어려운 우드슬랩 테이블을 만났다. 목재의 무늬결이 그대로 드러난 제품이 아니라 유화를 끼얹은 듯 자연이 녹아 있는 우드슬랩 테이블을 보며 제껏도 아니면서 손으로 여러번 만지작거렸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우드슬랩을 만든 이는 과연 누구일까. 올해로 3년차 목공방 일에 뛰어든 Limn의 이승엽 대표를 만났다. 

 

원목 주방싱크
아일랜드 식탁

붓을 놓고 톱을 잡다

오랫동안 서양화를 전공해온 대표는 다섯, 여섯 번의 개인 전시전을 열만큼 실력이 있는 화가였다. 하지만 횟수가 지나면 지날수록 회화에 대한 자신감은 없어지고 어느 순간 열등감을 느끼게 됐다. 이에 일상생활의 즐거움에 대한 활력을 찾기 위해 그림 작업을 하면서도 무언갈 소소하게 만들기 좋아해 지인의 소개로 한국문화의 집 박명배 소목장에게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이승엽 대표는 새로운 경험과 앞으로의 미래를 결심하게 된다. “지인들의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찾아간 곳이었는데, 늦은 나이에 시작한 일이라 걱정도 많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일 같아요”
그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공방에서 새벽반으로 작업을 진행 중이며, 앞으로 두 달 후 자신만의 개인 공방을 갖게 될 예정이다.

나무가 좋아 나무를 만났다
서양화를 전공해왔던 그는 작품의 소재도 오로지 ‘나무’였다. 이승엽 대표는 “일부러 나무를 선택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데, 안정되고 편안한 공간을 좋아하는 성격상 자연 속의 나무는 늘 저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였어요. 그러다가 직접 목재를 만지는 일을 하니 새삼 나무를 정말로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죠”라고 전했다.
이승엽 대표는 목공방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대표는 목공일도 하나의 공예라는 생각을 가지며 회화와 공예를 함께 작품에 녹일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실용성 있으면서 작품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만들기 원했기에 방안에 숨겨져 있는 가구들 보다, ‘문’과 ‘싱크대’ 등 보이는 것에 대한 제품 제작에 더 매료됐다.
“부엌이라는 장소는 가족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공간으로 가장 실용적인 구성과 함께 여유를 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욱더 싱크대나 식탁 등을 제작하는 데 관심이 더 컸죠”.
이승엽 대표의 가구는 대부분 월넛을 이용해 제작돼고 있는데, 과거에는 오크를 많이 이용했으나 이는 월넛의 부드러운 안정감이 더 좋아 주로 가구를 제작한다. 또한, 리빙디자인페어에서 소개됐던 우드슬랩 테이블은 일본산 토치를 이용해 제작된 것으로 워낙 귀한 수종이라 정성을 다해 만들어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앞으로도 이승엽 대표는 다양한 수종을 이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짜맞춤 기법을 이용해 전통적인 미와 현대적인 미가 가미된 제품을 제작하고 싶다고 했다.

토치 우드 슬랩

 

Limn, 가구를 그리다
이승엽 대표의 공방 이름인 Limn은 그리다, 묘사한다는 뜻의 영문으로 작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형태가 함축된 단어라 할 수 있다. 이승엽 대표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그림을 그리듯 작품에도 조각이나 나무의 자연적인 무늬결을 살려 실용적이 있는 입체적인 작품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신선함을 던져주고, 더 나아가 국제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이승엽 대표는 Limn만이 가진 독창성을 가지고 스탠다드, 프리미엄 가구 라인을 구성하고 제작해, 같은 제품을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작품으로 인정받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승엽 대표의 섬세한 손끝에서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태어날 작품들을 기대해본다.

공방소개 
공방명 : Limn
대표자 : 이승엽 
품목 : 의자, 식탁, 싱크 등 수제 주문가구
창립일 : 2013년 5월
주소 :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문형리 49번지
홈페이지 : limnw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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