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호 작가 작 가: 문수호 연락처: 010-9950-6806 홈페이지: facebook.com/Puppetpuzzletheatre

▶ 흔히 목재를 이용해 제작한 인형에 대해 ‘꼭두’라 부르며,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인형으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마트로시카’, 과테말라의 ‘걱정인형’등 각 나라마다 전통성을 담은 목재 인형을 제작해 각국의 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체코 현지에서 전통 인형극을 전공하며 목재 인형을 제작한 문수호 작가.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체코의 전통 목재 인형을 소개한다.

연출가의 길을 걷다 만난 인형극
한국종합예술대학에서 무대 연출을 전공한 문수호 작가. 직접 각본도 쓰고 연극의 무대를 연출해 봤지만 뭔가 부족했다. 연극 안에 담고 싶은 내용과 주인공들은 많았지만, 한정된 시간과 한정된 출연진으로 항상 2%가 부족했다. 그러다 대안 연극으로 ‘인형극’을 조우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인형극을 배우고자 체코로 떠났다. 체코국립공연예술대학 DAMU에서 대안 연극과 인형극을 전공했다.
동양인 최초로 체코 전통 인형극 수업을 들은 문수호 작가는 대학 입학부터 좌충우돌 많은 일을 겪었다. 체코라는 나라가 지금도 생소한데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체코어를 국내에서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원도 없었다. 이에 번역기에 의존해 체코어로 대학 입학 신청서를 냈는데, 아뿔사 원어민 과정과 외국인 과정을 헷갈려 원어민 과정으로 입학 신청서를 내게 돼 동양인 최초로 정규 과정을 밟게 됐다.
초반에 잘못 접수된 원서로 인형극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던 문수호 작가는 다행히 면접에서 열정을 인정받아 수업을 듣게 됐다. 물론 수업을 배우면서도 어려움은 많았다. 입학 결정이 난 후 바로 체코로 떠난 터라 체코어를 배울 겨를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교수도 영어가 능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움에서 소통이 어려웠다.
하지만 오히려 소통이 어려웠던 초반 당시가 인형극을 배우는데 있어서 최적기 였다고 설명했다. 문수호 작가는 “인형극 중에도 무언극이 있듯이, 목재 인형의 얼굴 표정과 몸짓 등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 오히려 언어가 통하지 않았을 때 더 순수한 마음으로 목재 인형을 대하고 다른 방식을 연구해 소통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목재 인형으로 마음껏 표현해 내다
목재 인형에 주로 사용되는 수종은 러시아산 리빠(lipa)와 보리수 나무이다. 목재 인형을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목재 수종을 사용했지만, 이 두 수종이 목재 인형을 제작하는데 가장 적합하다. 하지만 한정된 수종으로 인해 문제도 여러 가지 발생됐다.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목재 수급이 어려워 체코에서 지인들을 통해 목재를 배송 받아 제작하고 있어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계획 중인데 모든 걸 다 하고 싶더라도 목재 수급이 개인 차원에서 어려워 조금은 막막한 상황이다.
문수호 작가가 처음으로 목재 인형 제작을 시작했을 때 막막함이 앞섰다.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랐던 것이다. 이에 문수호 작가는 재미있는 생각을 시작했다.
“당시 체코에는 동양인이 많지 않았어요. 정말 외부인 같은 사람이었죠. 하지만 체코에서 사는 사람들도 저에겐 외부인으로 새롭게 다가왔어요. 그동안 봐온 동양인의 모습과 생김새가 다르니까요. 그래서 그들의 모습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비슷한 시간에 움직이는 몇몇 체코인을 염두에 두고 문수호 작가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토리를 제작하며, 그들의 인형을 제작했다. 그리고 완성된 목재 인형으로 첫 전시회를 가졌다. 물론 작품의 주인공이 된 사람들도 함께 초대했다. 자신의 모습을 몰래 작품으로 만든 것에 대해 ‘무례하다’라는 생각을 갖게 될 법도 하지만, 오히려 그들은 낯선 동양인이 그려낸 자신들의 이미지에 놀라워하며 더욱 그의 작업을 응원해줬다.

사람에 대한 애착이 커지다
목재 인형을 만들면 만들수록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커져만 갔다. 똑같지는 않더라도 각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개성을 뽑아내 극본을 쓰고 목재 인형을 제작했다. 그렇게 문수호 작가는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갔다. 
체코와 일본,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어 작품을 알렸고 지난해 2012 여수엑스포에서는 장장 12m에 달하는 ‘연안이’를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는 합정동에 위치한 ‘다락극장’을 열어 체코 인형극을 선보였다.
사실 문수호 작가가 가지고 있는 커리어를 비춰봤을 때 국내에서 극장을 빌려 크게 공연을 기획해 선보일 수도 있었지만, 그는 오히려 조용하고 작은 극장에서 인형극을 선보였다.
그 이유는 극장을 찾아온 관람객들이 잠시 현실을 잊고 새로운 기분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또한 인형극도 한국어가 아닌 체코어로 진행됐기 때문에 모르는 언어를 통해 관람객과 더욱 가깝고 밀접하게 소통했으면 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새로운 도전을 지지하기 위해 한국에 찾아온 체코의 인형극 작곡가 클라스 씨와 함께 인형극을 한국에 선보였다.
문수호 작가는“지금은 다른 일들로 인해 다락 극장을 정리한 상태지만, 당시 관람객들에게는 새로운 추억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현재는 목재 인형 제작 클래스를 운영하며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국내에 새로운 문화 퍼졌으면
현재 체코에서 교수로서 활동하는 문수호 작가는 지난해에는 한국과 체코의 문화 교류에 앞장섰으며, 지금은 국내 시도별 단체와 산림 환경과 관련한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또한 목재 인형을 일반 시민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교육 프로그램도 구성중에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른 상황에서 문수호 작가는 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하고자 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영상 매체를 통해 개인 채널을 운영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는데, 체코 인형극도 이러한 방식으로 알리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물론 혼자서 작업할 수 밖에 없어 1인극이 주요 장르가 되겠지만, 다양한 방식을 통해 새로운 연출 방식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