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새집 증후군’이 목재산업 전반에 커다란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사실 새집에 새 가구를 들여 놓아 본 사람들은 그 명칭을 몰랐을 뿐 누구나 몸으로 체험해본 현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증후군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는 것인데 아직도 살아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환경에 대한 자각과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목재를 환경친화적인 재료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원목 가구와 원목 마루라 명명한 제품들을 들여 놓아 두통이 생기고 호흡마저 곤란하다면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접착제 덩어리인 MDF, PB 또는 합판을 엄청 얇아 속이 다 비치는 방부제 덩어리 무늬목으로 덮었다고 원목 가구이고 원목 마루란다.  결국 소비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기만이며, 이로 인한 피해자는 결국 목재산업 전체일 수밖에 없다. 상기 재료들이 우리 목재산업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용도와 등급에 부합되는 재료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대량생산방식이 적용된 가구산업에서는 재료의 균질성이 생산성과 경제성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원목가구에는 원목이 없다.  저렴한 가격으로 마루판을 생산하려면 이 또한 마찬가지 입장이다.  따라서 원목마루에는 원목이 없다. 

외국에서 수입된 K-등급의 원목은 값싼 토목, 건축용재로 사용되어 집밖에 놓이고, 원목가공중 발생된 폐재가 접착제와 버무려져 오히려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목재산업에서 원목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토록 자랑하던 이조가구와 툇마루는 어디로 갔을까.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올해 초 중동으로부터 노신사가 필자에게 가구공장 건설을 위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서울로 날아왔다.

아랍의 가구왕이라고 불리는 신의주 출신의 노신사는 새로 지을 가구공장의 청사진을 펼치며 특히 건조시설에 대한 상세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가구가 원목을 이용한 진짜 원목가구이기 때문이다. 

참나무 건조에 수십 일이 소요된다는 사실도 그에게는 당연한 일이며, 품질만 안정된다면 수백 일이 소요되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품질안정을 위한 비용은 그 제품의 부가가치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대량생산된 저가의 가구와 마루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하루 아침에 바꾸어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경제성을 기술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품질에 대한 장인의 자존심을 갖춘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나무도 없고 기계도 없는 사막에서 진짜 원목가구를 만들어 사막을 정복한 사례를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새집 증후군’이 오히려 우리 목재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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