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아담 스미스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 즉 가격은 수요곡선과 공급공선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결정된다.

수요가 늘거나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르고, 수요가 줄거나 공급이 늘면 가격은 내린다. 그러나 이 고전적인 가격 결정이론은 많은 예외조항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복잡한 상황에서는 너무나 많은 다른 요인들이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가격은 사회적, 정치적인 요인, 혹은 기업의 내부적, 외부적 요인에 의하여 끊임없이 이 법칙에서 이탈하고 있다.

때로는 그 이탈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칙은 여전히 강력하게 유효하다.

모든 기업은 생산품의 원가를 시장가격 이하로 만들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고. 이 시장가격과 기업 원가 차이가 크면 클수록 그 기업은 경쟁력이 있다.

만일 가격 결정이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하여 결정되지 않고, 다른 요인들에 의하여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면, 시장은 다른 요인들의 개입강도 만큼 비례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심화되면 시장은 붕괴된다.

지금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는 제재업계의 가격은 과연 무엇에 의하여 결정되고 있는가.

현대와 같이 복잡다난한 시대에 고전적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만으로 시장가격을 분석한다는 것은 순진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이 법칙에 지배를 받는 시장이라야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제재소의 존재이유가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라는 기본에서 너무나 많이 일탈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목재 시장에서 제재목 가격은 해당 재화의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결정되기도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다른 재화, 즉, 화목의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가격 결정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처럼 수요가 메말라 있는 시장에서는 당연히 공급은 줄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멈출 지 않는 화목의 수요는 끊임없이 제재목의 공급 확대를 요구하였다.

특히 화목을 원료로 하는 공산품 제조업자가 소유하고 있는 대형 제재소들은 화목의 확보를 위하여 제재목의 공급을 늘려 왔던 것도 사실이다.

적은 수요의 시장에 공급의 확대는 가격의 하향 왜곡을 필연적으로 가져온다.

이 하향 왜곡은 타 제재소를 한계이익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하고, 그러한 제재소들은 생존을 위한 공급제어 장치가 없어져 버렸다. 이것 또한 줄어든 수요시장에 공급확대를 더하고, 가격은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추락한다.

원목가격 수준과 비슷한 제재목 가격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제재업계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제재목 가격이 낮으면 낮을수록, 화목 가격은 올라간다. 제재목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화목가격은 낮아질 수가 있다.

지금까지 Pulp Log 가격의 1/3 이하 수준으로 제재소들이 화목을 공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재목을 상대적으로 제 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화목을 원료로 하는 공산품의 가격으로 낮은 제재목 가격을 보전 받겠다는 전제 하에서는 그 보전 받는 부가가치 만큼 화목의 가격은 올라 갈수 밖에 없다.

화목값은 올라가고, 제재목 가격이 내려가는 왜곡된 시장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재소는 제재소대로 한계이익의 상황으로 내 몰리게 되고, 화목의 수요자는 수요자대로 높은 원료값을 지불하게 되어 결국은 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우리는 지금 악순환의 함정에 빠져있다. 누가 이 함정을 만들고, 또 누가 이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만들 것인가. 아마도 우리 모두가 이 함정을 만들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마치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처럼, 화목을 원료로 사용 하는 공산품제조 업체와 제재업체 사이는 공생의 관계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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