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목재, 금성방직, 판본방적, 경성방직, 대성목재, 양회수출조합, 동신화학, 제일제당, 대한제분, 충주비료. 이들 업체는 1965년 기준 한국의 10대기업 이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SK(주), 기아자동차, SK네트웍스, KT, GS칼텍스정유, 에쓰-오일은 2004년 한국의 10대 기업이다. 40년이 지난 지금 40년 전의 10대기업은 지금의 10대기업이 아니다.

65년에는 10대 기업 중에 목재회사가 두 개나 됐다. 그러나 지금 목재회사는 100대 기업안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목재산업은 사양산업이라고 한마디로 몰아붙인다.

목재는 전세계 어디서나 지금도 꾸준히 쓰여 지고 있다. 다만 예전처럼 양질의 목재를 구하기 어려워졌을 뿐이다. 그래서 다소 질 낮은 소재를 다양한 기술로 제품화해 인간의 목재사용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과거의 우리는 시설과 인력만을 믿고 버티다가 기술축적을 못해 생산기반을 송두리체 잃어버렸다. 이것을 두고 사양산업이라고 일축해서는 곤란하다.

기술이 축적되지 않았거나 기술개발을 소홀히 한 회사는 수명이 짧을 뿐더러 미래가 불투명함을 우린 지난 과거를 통해 분명하게 알고 있다.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다수의 기업도 기술개발이 아니라 지가상승으로 인한 이익이 없었다면 벌써 접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일은 목재업계만 있는 일은 아니다. 목재사업이 아닌 땅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 됐다.

한 때 수출산업으로 대한민국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던 자랑스런 우리의 목재산업이 사라져갈 운명에 놓여있다.

그러나 위기는 항상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마련이다. 한계에 이를수록 새로움에 대한 욕망은 커지게 마련이다.

안을 보고 생각지 말고 밖을 보고 생각해야 문제가 풀린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수만을 위한 생산보다는 수출시장을 공략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로 세계시장에서 통할 일류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유통업계도 내수시장만을 위한 공급으로부터 전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몇몇의 기업이 수출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가고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려야 한다. 기술과 품질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혁신시켜야 한다.

이케아(IKEA)와 같은 기업을 우리라고 꿈꾸지 말라는 법은 없다. 홈디포나 비앤큐나 로웨스를 우리기업이라고 못하라는 법도 없다. 세계최고의 가구를 세계최고의 마루를 우리라고 안 된다는 법도 없다.

세계최고의 주택도 세계최고의 놀이시설도 우리의 손으로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국산휴대폰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은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기 때문이다. 도전하지 않고 포기했다면 지금의 위상은 찾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목재산업도 예외 없이 글로벌 경쟁 속에 있다. 그래서 생각도 생산도 글로벌 수준에 접근해야하고 기왕이면 세계최고의 기술로 세계최고의 품질을 갖춘 제품을 생산해 엄청난 유통망을 갖고 있는 회사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한다.

쇄도하는 주문에 중국으로 베트남으로 공장을 늘려가면서 공급하는 경영이야 말로 이제 우리의 목재산업에서 필요하다.
봉제산업도 목재산업과 같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전세계 캐릭터완구시장 4위를 달리는 기업은 우리의 기업 ‘오로라 월드’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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