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경 10cm, 길이 4m의 갓 벌채한 푸른색의 맹종죽재 500개가 특수 제작한 고열 처리기에 들어가 나흘 정도 처리하자 갈색으로 변하면서 갈라짐도 없이 아주 단단한 상태로 건조됐다. 함수율이 3% 수준의 바짝 건조된 고열처리 맹종죽재로 탄생했다.

㈜에이치티에 따르면 ‘대경(大徑) 맹종 죽재의 고열처리 건조기술 개발을 통한 대량생산 및 제품 제작’을 위해 강원대학교와 ㈜나무스와의 공동연구를 추진, 맹종죽재 대량생산 및 제품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제는 2022년 산림청 연구개발(R&D) 산림과학기술 실용화 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돼 1년간 2억1천만 원의 정부출연금을 지원받아 추진 중이였다.

우리나라의 대나무림 면적은 약 22,998ha이며, 전체 산림 면적의 0.36%를 차지한다. 전남 36%, 경남 33%로 죽림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거제지역은 맹종죽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황폐한 맹종죽림.

대나무는 생활용품, 농·어업용 자재, 조경 소재, 식·약용 원료, 건강식 재료 등으로 폭넓게 이용돼왔으나 오늘날에는 경제적・사회적 생활 여건의 변화와 더불어 각종 소재의 다양화로 국내 대나무 관련 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 매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 주된 원인으로 대나무 제품을 대체한 공산품의 대량생산, 식생활 변화에 따른 죽순 소비의 급격한 감소, 대나무 숲가꾸기, 벌채 및 제품가공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노동력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왕대나 솜대보다 육질이 두껍고 물러서 죽세가공에 부적당한 맹종죽은 주로 죽순이나 대나무숯 등의 원료로만 활용돼왔다.

거제, 남해, 진주 등 맹종죽 주산지는 수입 죽순 증대와 젊은 층의 기호도 감소 등으로 최근 죽순 생산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죽림의 과밀화, 노령화, 저온피해, 적설피해 등 죽림의 황폐화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연구팀은 직경이 굵고 무른 맹종죽재의 고부가 활용을 위해서는 갈라지지 않고 곰팡이가 슬지 않는 새로운 건조기술이 선결 조건이었다. ㈜에이치티 김영진 대표는 맹종죽재의 고열처리 기술을 개발해 대경(大 徑)·장축(長軸) 맹종죽재에 적용한 결과 갈라짐 현상이 없고 완전 건조된 맹종죽재의 대량생산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강원대 박세영 교수 연구팀은 고열처리 맹종죽재의 내구성 평가를 통해 고열처리에 의해 무른 맹종죽재가 아주 단단해지고(밀도 40% 증가) -20℃, +80℃의 가혹한 한열반복시험에서도 변형이 없으며, 곰팡이와 흰개미에 대해서도 강한 특성이 있음을 구명하였다.

㈜나무스는 고열처리 맹종죽재를 이용하여 울타리, 내장재, 조명, 악세서리, 목공용 DIY교재 등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 이는 부족한 국내 목재를 대체할 수 있는 대나무 소재 고부가 이용 기술의 탄생이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

맹종죽재 조명 제품(by 송경근 작가).

본 실증사업의 연구 결과는 9. 29일부터 4일간 대전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목재산업박람회와 10월 20일부터 양일간 강원대 학교에 개최되는 한국목재공학회 추계학술발표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대한민국목재산업박람회에서는 연구성과 발표, 시제품 전시회 뿐만아니라 국내 최고의 송경근 공예가의 고열처리 맹종죽재로 만든 대나무 조명 전시회가 함께 열린다.

㈜에이치티 김경중 대표는 “금번 산림청 실용화 지원사업을 통해 확립한 맹종죽재의 고열처리 대량생산 기술과 고부가 제품화 기술을 기반으로 지자체와 협력하여 국내 최초의 죽재산업단지를 조성하고자 한다. 죽재산업단지 조성은 맹종죽림의 선순환 경영과 맹종죽 생산농가의 소득을 증대 시키고 기술보유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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