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석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목재공학회 명예회장.
정희석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목재공학회 명예회장.

산림은 목재와 여러 가지 부산물의 생산과 아울러 홍수 방지, 수자원 함양, 탄소고정, 경관과 휴양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갖고 있다. 산림과 목재는 인류 생활에 무한한 혜택을 주는 천혜의 자원으로서 인류 생존과 문화 창달에 기여해 왔다. 과거 산림 경영이 바로 소득이 되는 목재생산이 위주였으나, 근년에 이르러 산림의 공익적 기능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 폭염과 폭우 등 기후변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탄소고정(carbon fixation) 등 산림의 공익적 기능과 역할이 부각되고 중요시되고 있다.

산림은 소유에 따라 국유림과 민유림으로 대별된다. 산림은 소유주의 뜻과 목적에 따라 경영된다. 일반적으로 국유림은 주로 대경재 생산 등 장기적 투자와 또한 수자원 함양과 국토보전 등 공익적 목적에 부합되게 경영해 왔다, 반면에 사유림 소유자는 주로 단기적 소득을 올리는데 목적을 두었다. 우리나라 사유림의 소유 규모는 영세하여 제대로 경영하기 어렵고 방치된 산림도 허다한 실정이다. 국가 산업에는 대경재 뿐만 아니라, 소경재와 중경재도 필요한 만큼 용재의 적절한 생산체계를 갖추어야 하고, 모든 산림은 공익적 역할에 기여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수목은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탄소를 고정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수목은 광합성에 의해 생성된 유기물(당)의 25~45% 정도가 목재로 전환된다고 한다. 목재에는 얼마만큼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을까? 목재의 탄소 함유율은 목질(木質) 무게의 49~50% 정도이다. 목질 무게의 절반은 탄소이다. 목재는 목질과 공극(空隙)으로 구성된 공극성 물체로서 목질은 세포벽질 또는 실질(實質)이라고도 부른다. 세포벽 두께가 두꺼운 목재일수록 목질량이 많고 밀도 또는 비중이 커진다. 그래서 고밀도 목재는 저밀도 목재보다 탄소를 많이 함유되어 있고 강도도 크다.

수목의 탄소 고정량은 재적과 기본밀도(basic density)에 의해 좌우된다. 탄소는 매년 자란 연륜폭에 해당되는 재적에 저축된다. 어떤 수목의 재적이 0.5㎥이고, 기본밀도가 0.40g/㎤인 경우 목질 중량은 200kg이 되고, 탄소 함유량은 100kg 정도이다. 이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367kg 정도 흡수 고정한 것이다. 수목의 탄소 고정량은 수목의 생장량 뿐만 아니라 기본밀도에 의해 좌우된다. 생장량(재적)이 동일할 지라도 기본밀도가 2배이면 탄소 고정량은 2배가 된다.

목재는 흡습하면 팽윤하여 부피와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에 목재밀도는 어떤 함수율에서의 부피와 무게를 사용하였느냐에 따라서 기본밀도, 기건밀도와 전건밀도 등 여러 종류로 나눠진다. 동일한 목재에서 구한 밀도일지라도 전건밀도가 가장 크고, 기본밀도가 가장 작다. 기본밀도는 생재용적당 전건무게로 구한 밀도로서 재질 평가의 지표, 임목과 같은 생재(生材)의 탄소 고정량과 펄프 제조수율 산출 등에 쓰인다. 우리나라산 수종의 기본밀도는 박달나무는 0.756, 상수리나무 0.644로서 큰 편에 속하고, 피나무와 참오동나무는 0.30, 이태리포플러 I-214는 0.29 정도로 낮은 수종이다. 그리고 침엽수 중 곰솔은 0.410, 낙엽송 0.492, 전나무 0.336, 잣나무 0.360, 삼나무 0.370이다. 수목의 생장량과 기본밀도는 수종에 따라 상이하고, 동일 수종일지라도 밀도 차이가 있다. 큰 수목의 횡단면을 보면 나무의 생장 역사를 알 수 있다. 연륜폭의 정도는 생장 초기에 넓고, 중기와 말기로 향하면서 감소하다가 나중에 어느 시기에 정지된다. 유령림의 생장율은 크지만 생장량은 그리 많지 않다. 장령림의 생장량이 가장 많고, 노령림의 경우에는 생장량이 점차 감소하다가 어느 시기에 정지된다. 수목의 탄소 고정량은 연년생장량(連年生長量)이 피크(peak)에 도달할 때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 완만하게 감소하고 나중에 정지된다. 낙엽송의 피크는 25~30년, 소나무, 리기다소나무와 편백은 35년경, 잣나무와 상수리나무는 40년경으로 나타난다. 수종별로 수명과 최대연령생장량에 도달하는 수령은 상이하다. 수종의 연년생장량을 알면 탄소 고정량과 수확시기의 결정 등 과학적인 산림 경영에 도움이 된다.

수종 간 밀도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주로 구조적 특성(세포의 종류, 구성, 형태와 세포벽 두께 등)의 차이에 기인된다. 동일 수종의 수목일지라도 목재밀도는 토양, 입지(위도와 방위 등)와 기후조건 등에 따라 다르다. 침엽수재의 밀도는 연륜폭이 넓을수록 그리고 극단적으로 좁은 목재의 경우에 작다. 그러나 활엽수 중에서 참나무류와 같은 환공재(環孔材))의 경우는 연륜 폭이 넓을수록 크다. 그러나 포플러와 같은 산공재(散孔材)의 연륜폭은 목재밀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목재밀도는 한 나무 내에도 생장 부위에 따라서 다르다. 자연계의 생물체는 변이가 존재하고, 목재도 변이성 물체로서 목재밀도의 변이계수는 10% 정도다.

수목은 생장기간 중 탄소 고정량은 매년 어떻게 변화할까? 이 변화는 매년 수목의 생장량(재적) 만큼 탄소가 고정되기 때문에 수령과 탄소 고정량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탄소고정곡선을 작성한다면 쉽게 알 수 있다. 이 탄소고정곡선은 x축에 수령(연), y축에 탄소 고정량(kg)을 표시한 그래프이다. y축에는 2가지 종류, 즉 연년 탄소 고정량 또는 누적 탄소 고정량을 표시할 수 있다. 첫째, 연년 탄소 고정량을 표시한 탄소 고정곡선은 산 모양을 나타낸다. 탄소 고정량은 생장 초기에 적고, 생장 중기로 향해 급속히 증가하다가 최고점에 도달한 이후 생장 후기에 서서히 감소하다가 어떤 수령에서 정지된다. 둘째, y축에 누적 탄소 고정량을 표시한 탄소고정곡선인 경우 첫해부터 연년생장량이 피크인 수령까지 급속히 증가한 이후에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어떤 수령에서 정지되는 모양을 나타낸다. 이러한 탄소고정곡선 형태는 수종별로 상이하고, 연도별 탄소 고정량의 추세와 수종별 탄소고정 능력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그러면 탄소고정은 어떤 수종이 클까?

이는 벌기까지 총 탄소 고정량을 총 연수로 나눈 값이 큰 수종일수록 좋다. 탄소고정곡선을 통해 적절한 수종 선택, 조기 벌채를 피할 수 있고 적절한 벌채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생장기간에 따라 재질이 변한다. 생장 초기에 자란 목재를 미숙재라고 부른다. 미성숙기간은 수종별로 다르고 5~25년 정도이다. 미성숙기간 이후에 자란 목재를 성숙재이다. 미숙재는 코어우드(corewood) 또는 유령재(幼齡材)라고도 부른다. 동일한 경급(經級)에서도 포플러와 같은 속성수(速成樹)와 인공림 목재는 천연림 목재보다 미숙재가 더 많다. 미숙재는 성숙재보다 세포길이가 짧고, 세포벽이 얇고, 추재율(秋材率)과 밀도가 적고, 강도가 약하며, 섬유방향 수축율이 크고, 치수가 불안정하여 변형되기 쉽기 때문에 구조재와 공작재로서 부적절하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