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장기 판매침체에 목재산업은 신음하고 있다. 건설경기침체가 직격탄이 되었다. 또 다른 이유를 찾자면 목재산업이 새로운 소비층을 만들어 내지 못한 부분도 있다.

현재의 위기를 건설시장의 침체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건설시장의 목재수요는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근본적 문제는 제조보다 유통부분이 커지면서 목재시장은 공급은 늘 초과상태고 수요는 매년 줄어드는 데 있다. 이렇게 되니 치열한 가격경쟁에만 몰두하게 됐고 소비자의 만족에는 관심이 낮아져 버렸다.

목재제품은 일회성 상품이 아니다. 설령 좋은 제품이더라도 시공을 잘못하면 그 가치가 손상 받는 천연소재다. 일본의 목재제품의 질과 우리의 제품의 질은 많은 차이가 난다. 가격차이도 크다. 오랫동안 목재를 가까이 한 소비의 식이 반영된 차이다.

제재목을 생산한 후 벽판재나 마루재 등 내장재로 제조하려면 엄격한 건조를 거쳐야 하고 정밀한 가공을 통해 제품의 변형을 방지하며 매끄러운 표면을 갖추어야 비로소 좋은 제품이 될 수 있다. 제품에 따라 걸맞는 등급은 당연하다. 그러나 등급도 건조도 표면품질도 소비자가 알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면 목재 시장의 발전은 결단코 없다. 건조를 덜하면 건조비용이 덜 들고 건조불량이 적고 치수의 체적손실도 적기 때문에 제품가격에는 많은 차이가 난다. 이를 상술로 이용하는 것은 반칙이다. 제품의 품질, 수명, 가격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물 오징어, 반건조 오징어, 마른 오징어 가격이 다른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이런 상품은 금방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목재제품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품질표시제도를 두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못하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소비자에게 외면 받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수종을 속이고 치수를 속이고 등급을 속이고 폼알데히드 방산량을 속여 파는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면 목재 산업은 희망이 없다. 버젓한 수종명이 있는 데제 마음대로 수종명을 만들어 유통하는 행위는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것이어서 삼가해야 한다.

목재시장에 품질이 배제되고 가격만 남으면 그 피해는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돌아간다. 가격지향 시장은 이익이 줄어 새로운 투자를 할 수가 없다. 성장을 못하면 직원들의 급여나 복지가 나빠지기 때문에 새로운 젊은 인력들이 들어오지 않고 노동인력 기술인력의 고령화가 심각해지며 결국 제조기업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들이 발생한다. 지금이 그런 상태다.

목재소비를 확대하려면 소득수준에 맞는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돼 목재제품에 대한 선호를 높여가야 한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기업을 조롱하는 못된 태도를 없애야 한다. 목재 소비의 장애가 되는 성능기준과 시험기준을 포함한 제도와 법을 현실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

목재협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어서 강력하게 나서야 한다. 디자인과 품질이 좋은 제품들이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유사상품을 함부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 건설시장에서는 어느 브랜드 마루가 납품된다고 하면 유사 상품을 들여와 가격 딜을 하면서 흔들기를 하는 게 다반사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납품을 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 때문에 납품가격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낮춰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부끄러운 일이다. 유통 질서 거래질서를 바로 세워야 하는 이유다. 상거래 도덕이 무너져도 너무 무너져버렸다.

목재소비를 늘리려면 목재인 모두가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도록 한마음으로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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