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판보드, 마루, 제재, 가구산업 등 전 업종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급불안정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다만 소비감소로 인해 파동 체감이 더딜 뿐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원자재 수급 불안정은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추세로 국내 목재생산업체의 입지를 매우 위태롭게 한다.

침엽수 제재용 원목은 입방 당 80달러에서 120달러에 이르고 그나마 선적조차 제때 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마루용 합판은 450달러에서 700달러까지 치솟아 제조업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제조사들은 물량마저 확보하기 어려워 현지로 직접 구매에 나서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원자재 값이 폭등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시장은 매수부진으로 덤핑물량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공급과잉상태가 지속되면서 업체의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등 사면초가와 같은 형국이다.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악성기업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퇴출과 진입을 반복하면서 또 공급과잉 상태가 되풀이 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시장에 수요와 공급의 지표가 없다는 것이다.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일부의 소문이나 추측에 의존해 경영하거나 자금을 동원하여 밀어붙이는 식의 ‘오기경영’에 익숙해 져 있다.

앞으로 건축경기가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려는 발상과 같다. 목재사용 패턴이 현저하게 달라지고 있다. 기업도 과감한 개발을 통한 신시장을 창출하지 않으면 ‘소금뿌린 미꾸라지’와 같은 종말을 맞고 말 것이다.

새로운 제품개발, 판매시스템구축, 서비스구축, 독자성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것이 상책이다.

지금은 볼륨을 줄이고 부가가치를 높게 하는 형태의 사업만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원목, 제재목 등 볼륨이 큰 사업은 원자재수급곤란, 운반비 상승, 가격상승, 수요감소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물량우선보다 질우선인 고객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산림청은 품목별 수요와 공급 예측을 통해 시장질서가 설 수 있도록 서비스해야 한다.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서 목재산업에 알려 주어야 한다.

또한 목재업계는 품목별 협회 구성을 통해 정보공유와 대책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개개인은 아무리 억울해도 정부와 협상 파트너가 될 수 없다. 아마 목재산업규모에 비해 협회구성이 이렇게도 안 된 업계는 이 산업뿐일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이고 이래서 반목과 갈등이 심한 것이다. 그래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다. 적극적 개선이 필요하다.

몇 년 전부터 제재회사가 MDF회사를 세우고 MDF회사가 제재소를 증설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심각한 불신과 과잉투자 현실을 목격했다. 결국 승리자는 없고 유탄에 쓰러진 중소제재소와 부실화된 공룡의 탄식만이 남을 전쟁이 발발된 것이다.

최근 중소제재업체가 제재업을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포함해달라고 탄원서를 중기청에 제출했다 한다. 과연 서로 윈윈할 수 없었을까. 물론 작은 업체는 선택권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 목재업계가 어떻게 이 문제를 접근해 가는 지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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