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마감재로써 심신의 안녕을 기원하고자한 실내건축사(민설계)의 의도가 엿보이는 병원이 있다. 작년에 신축된 건국대학교병원이다. 시각적인 것이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기능적인 것, 모든 부분에서 ‘인간 중심적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소재로 실내건축사가 선택한 것은 ‘나무’였다.

첫 번째_‘메이플’의 시각적 기능성

목재가 중점적으로 사용된 곳은 로비다. 그러나 목재는 병원에 들어서는 방문객과 환자 모두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2층까지 시원스럽게 천장을 터버린 중정방식의 개방형으로 설계된 건축 구조물의 특성을 활용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로비에는 크게 두 가지 수종이 사용됐다. 하나는 미국산 하드우드의 대표 수종인 메이플이며 나머지 하나는 일본에서 수입한 시카모아다. 지하 1층에서부터 2층까지 총 3개 층의 모든 벽면은 이 두 수종으로 채워졌다.

특히 시카모아가 무늬목으로 입구 건너편 한 벽면에 사용됐다면, 메이플은 그 외의 벽체를 덮고 있는데, 그 마감방식이 이채롭다. 메이플 원목 각재를 하나씩 연이어 붙인 방식에 따라 클라이맥스를 이루고 있다. 각재로 인한 입체감과 반복적인 배치로 인한 리듬감, 모던감각 등이 묻어나, 공간에 생동감을 주면서도 대형병원에서는 좀처럼 시도되지 않은 마감방식인 덕분에 이 병원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두 번째_‘메이플’의 과학적 기능성

또 실내건축가는 메이플 각재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고정시켜 원목특유의 수축팽창에 의한 하자발생을 해소하고 있다. 건조한 병원 실내의 온습도를 맞추기 위해 굳이 인공의 습도조절장치를 작동시킬 필요는 없어 보인다. 또한 신축건물에서 특히 다량 방산되는 소위 ‘콘크리트 독’이라는 것도 이 목재가 방지하고 있다.

 

기존 병원의 무겁고 차가운 이미지를 벗어나, 인간 중심의 친환경 공간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신중하게 선택한 천연소재의 사용은 실내건축사의 수준 높은 안목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병원의 새로운 인테리어를 제안하는 선례로 남고 있다.

정리: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 / 자료제공:미국활엽수수출협회(AHEC)

신문게재일 : 200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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