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대나무 숯이 생산된 데에는 한 젊은 연구자의 순수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근무하는 박상범 박사는 대나무 숯 개발을 시작으로 숯을 이용한 제품개발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고 한다.
박상범 박사가 대나무를, 그리고 숯을 접하게 된 것은 1994년으로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당시만 해도 거의 모든 죽제품이 외국으로부터 싸게 수입됐고, 죽순을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일도 없었기 때문에 대나무는 아무 쓸모가 없는 존재였다. 이 때문에 죽림을 굳이 관리할 필요도 없었다.

남부임업시험장에서 근무하던 박상범 박사는 “죽림이 쓸모없이 여겨져 훼손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이를 연구개발해 오히려 농가소득을 높이도록 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위한 고려 끝에 대나무 숯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개발 당시를 회고했다.
 “1997년 정도에 대나무 숯을 만들 수 있는 탄화로 개발을 완료했다. 그 후 여러 매체를 통해 홍보활동을 했는데, 마침 대나무 숯을 필요로 하던 주류업체에 우리나라 숯을 쓰도록 설득해 현재 큰 성공을 이룬 것으로 알고 있다”는 그가 말하는 주류업체는 ‘진로’로 얼마 전 100억병의 판매고를 올린 ‘참 이슬’을 말하는 것이다. 일본의 대나무 숯을 사용하려던 진로에 우리나라와 일본 숯의 효능을 비교하며 설득한 끝에 이뤄낸 일이다. 

 속이 비어있는 대나무를 숯으로 만든다는 것은 그 기술 자체가 굉장한 발명이다. 게다가 그 경제적 가치를 따져보면 어느 유명한 과학자와 견주어도 모자랄 것이 없다. 그럼에도 개인적 착복에는 관심이 없는 그는 요즘 친환경 건자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숯은 휘발성 유기화학물질(VOCs)을 흡착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형태와 강도만 적절히 지니고 있으면 훌륭한 친환경 건축자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범 박사는 “이미 숯 페인트나 보드 등을 개발해 상용화 되었고, 목질복합재를 이용한 숯도 개발했으며 인증도 받은 상태”라며 “앞으로도 숯이 지닌 다양한 기능을 극대화 시키고 단점을 최소화 시켜 환경과 인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해 그의 연구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엇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

신문게재일 : 200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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