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적기에 자르고 심고 사용해야 한다

천연림과 비교해 인공림은 조림된 후 40~50년이 흐르면서 수확 적정기 원목이 가장 많이 축적되는 시기를 맞이한다. 이 원목이 더 노령화되기 전에 벌목해 활용하고 대신 새로운 어린나무를 심어 산림을 젊게 되돌려 주는 것이 지속가능한 산림 자원이 된다. 현재 일본 국토 면적 3,779만ha 의 약 70%인 2,505만ha가 산림 면적이며 이 중 41% 1,020만ha가 인공림이며 54% 1,348만ha는 천연림이다. 그 밖에 136만 ha인 5%는 원시림으로 구성된다. 인공림 중 삼나무나 편백을 1990년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까지는 산림 자원은 감소하지 않았다. 합판용과 제재용(製材用) 등 사용 원목 현황을 내용을 보면 40년 전 1982년 사용한 총 원목은 10,318만㎥로 이중 국산재 원목 중 침엽수 사용은 4만㎥이고 활엽수는 439만㎥를 사용해 전체 사용량의 4%였다.

수입된 원목은 남양재와 북양재 등 9,210만㎥로 96%에 해당한다. 이후 국산재 침엽수 사용량이 10%를 넘기까지 22년이 걸렸다. 2002년 국내 원목 총사용량이 5,389만㎥로 그 중 침엽수 원목은 514만㎥이고 수입 원목은 남양재 1,321만㎥와 러시아산 낙엽송이 포함된 북양재(北洋材)는 2,953만㎥로 급격히 증가하며 남양재 수입을 역전했다. 이후 수입 원목을 제치고 국산재 원목 사용량이 서서히 증가한 원인은 가공기술개발 뿐 아니라 1950년 일본 최초로 우레아·멜라민 수지 개발에 성공해 합판 접착제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내수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건축용 형틀용 합판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진 5 일본 동북 이와테(岩手) 낙엽송 원목.
사진 5 일본 동북 이와테(岩手) 낙엽송 원목.

1969년에는 일본 최초로 홋카이도 합판 공장에서 침엽수 낙엽송 합판을 개발에 성공했다(사진5). 일본 합판이 제2의 부흥기를 맞게 된 것은 1973년 아랍 산유국으로부터 촉발된 오일쇼크 영향이다. 합판 가격뿐 아니라 모든 목재 제품이 폭등했다. 1948년에 300여 개가 넘은 합판 공장에서 생산한 합판량은 미미했지만 공교롭게 1973년 석유 위기와 맞물리면서 합판 공장은 250여 개에서 800만㎥ 합판을 만들었고 수입 합판을 포함해서 1,000만㎥ 이상 합판을 공급했다. 이때 목재 총수요량 12,102만㎥로 일본 합판 역사에서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합판 용재 원목 수요량도 사상 최대로 1,715만㎥를 기록했다. 이후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인해 신설 주택 착공 호수가 42년 만에 80만 호가 깨지면서 12TX3X6 크기 합판 가격이 630엔(6,300원)까지 폭락했고 이에 합판회사는 감산(減産)했다. 미국 금융위기는 2009년 목재 수요량이 역대 최소인 6,480만㎥까지 떨어졌으며 합판 용재 수요량도 816만㎥로 반으로 줄어들었다. 2019년에는 목재 총수요량 8,191만㎥로 회복하고 합판 용재 수요량도 사상 최대로 1,047만㎥를 기록했다.

 

남양재 고갈 결국은… 국산재 침엽수 공장을 만들다

1982년 하야시 베니어(Hayasi Veneer) 회사는 홋카이도 낙엽송 합판 공장 시작보다 조금 늦게 최초 삼나무 합판 전용 공장을 마이쯔루(舞鶴) 지역에 세웠다. 이 계기로 1990년대부터 많은 합판회사가 국산재 침엽수 합판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1991년 일본 합판 공업 조합연합회는 1980년 때까지 주류였던 남양재 합판에서 침엽수 합판 전환을 공식적으로 선언한다.

사진 6 1995년 1월 발생한 고베지진 현장.
사진 6 1995년 1월 발생한 고베지진 현장.

일본이 침엽수 구조용(構造用) 합판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계기는 1982년 건설성 고지 제56호 전면 개정으로 2X4 공법(형틀벽 공법)이 본격적으로 보급이 시작되면서 침엽수 구조용 합판이 벽, 마루, 지붕의 구조재를 중심으로 많이 이용되어 지진이나 태풍에 발생해도 높은 강도와 내수성을 갖춘 합판으로 인정되었다.

(사진 6)과 같이 1995년 1월 17일 새벽에 발생한 고베 대지진(神戸大地震)에서는 2x4 공법으로 건축된 가옥들이 강한 지진에서도 무사(無事)하고 건물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져 침엽수 구조용 합판이 다시 주목받으며 구조용 합판을 많이 사용한 건물의 건축시공법 내진성을 실증했다.

 

일본 주택 착공이 백만 호를 넘지 못한다

사진 7 성력화(省力化)된 현대적 일본 침엽수 합판 공정 중 베니어 건조 공정.
사진 7 성력화(省力化)된 현대적 일본 침엽수 합판 공정 중 베니어 건조 공정.

일본 경제를 알아보기 위해선 바로미터인 연간 주택 착공 수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2009년 최저 78.8만 호 신설 주택 착공 후에 2013년 최고 98만 호 착공을 기점으로 증가·감소를 반복하며 2021년은 전년 비해 5% 증가한 85.6만 호를 착공했다. 물론, 마루생산면적도 전년에 비해 6.3% 증가한 7,067만㎡를 기록했다. 아마도 코로나 영향으로 감소했던 다시 주택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일본 합판 공장도 점차 회복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 세계전인 경제위기는 사상 최대의 엔저와 미국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물가 상승 그리고 에너지 비용 증가 등은 일본 합판 공장은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점점 합판 공장 고민도 깊어만 간다.

 

결론

우리나라도 세계적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100%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합판 산업을 국산재 원목을 활용해 우리 힘으로 국산 합판을 만들어 자급자족까지는 머나먼 길이라 생각하지만, 오늘부터라도 첫걸음을 내디디고 기필코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노력과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나무를 우리 손으로 우리 땅에서 우리 합판을 만들어 목재인(木材人)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의 자긍심(自矜心)을 드높이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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