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연구처 전임연구원 신동홍 공학박사
오늘날 건축은 물론 모든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문제이고, 건축부문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건축물의 계획에서부터 폐기와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의 배출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에서 그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발맞춰 친환경, 에너지 절약을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며 패시브하우스 또는 제로에너지하우스 등의 개념을 도입해 에너지 절약형 건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건축물을 계획하고 시공하는 단계에서 유럽지역에서 제안하고 있는 패시브하우스 설계 기준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이 실제로 우리나라의 기후 조건하에서 에너지 절약과 쾌적한 실내 기후의 유지에 적합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건축물은 사용자가 요구하는 생활환경의 유지를 위해 그 지역 기후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각 지역에 따라 그 지역 기후에 적합한 기준 찾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국형 패시브하우스 설계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의 기후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유럽지역 패시브하우스 분야의 선두주자인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의 나라와 비교해 볼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이러한 지역은 저온다습한 겨울과 고온 건조한 여름을 가진 반면 우리나라는 저온건조한 겨울과 고온다습한 여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에 상대적으로 높은 일사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비교적 겨울이 짧다. 이러한 특징은 난방기간의 단축과 태양에너지의 패시브적 이용에 유리한 특징을 보여주며, 여름의 높은 습도는 쾌적한 실내환경의 유지에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즉, 우리나라는 유럽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의 단열기준으로도 패시브하우스의 수준의 에너지 절약과 태양열 획득에 의한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건축은 하나의 건축물을 계획하는 순간부터, 건축재료의 생산과 건축물의 사용, 유지, 관리 그리고 폐기와 재사용에 이르기까지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고 환경부하를 가중시키는 행위이다.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의 문제는 단순히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에 있지 않고, 건축물의 생애주기 동안의 전체적인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에 있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에너지의 절약을 위해서는 계획 및 시공단계에서 비용의 상승과 추가적인 에너지의 투입이 불가피하고 이러한 에너지와 비용은 건축물의 사용 기간 동안의 에너지의 절약을 통해 보상 받게 된다. 따라서 사용 기간 동안의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의 투입을 필요로 하는 건축물이 계획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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