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목재협회 정명호 전무이사
인천의 전통적 향토산업인 목재가 외부로 쫓겨날 지경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첨단산업을 유치한다고 하니 이는 집안의 닭도 제대로 못 키우면서 산에 꿩 잡으러 간다는 옛이야기가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오랜기간동안 북항배후부지는 자연녹지로서 사용용도가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수입 원목과 합판 보드등 각종 목재류 수입 야적장과 창고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해당 토지의 용도가 변경되면서 첨단이다 개발이다 하면서 타용도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입 유통업체들은 내수시장과 다르게 환율, 산지시세(産地市勢), 국내수요 등을 감안해 사전에 수입계획을 수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야적장소가 확보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한 현실 앞에 수입업무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이다.

마치 천수답에서 농사 짓는 농부가 비 오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하며 하늘만 쳐다보고 있노라니 논바닥은 갈라지고 농부의 가슴도 말라 터지는 형국이 지금 인천의 목재인들이 안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지금 인천에서는 인천지역사회에 대한 목재산업의 역할을 감안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목재인들은 설마 설마 하다가 강 건너 불이 내 발등의 불이 된 것이다. 지금 온 나라가 선거로 시끄럽다. 오래전 어느 정치인이 선거후 언론사 기자들에게 자기는 토사구팽 당했다고 배신감을 드러내고 영원히 정계를 떠나고 말았다. 목재산업은 우리나라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시절, 인천의 일자리를 만들고 인천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어려운 시기를 목재업과 또 그 유관업종에서 동고동락을 같이하며 인천을 발전시켰던 인천사람들은 모두가 그 사실은 잘 기억하고 있고 동의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목재인들이 무엇을 잘 못 했기에 오라는 데도 없고 갈 데도 없는 노숙자로 전락해야 하는가?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한 유사목재와 대립하여 인류건강과 지구환경을 보전하려고 현장 노동자와 피땀 흘리며 노력한 것이 잘못이란 말인가? 인천지역경제에 대한 목재인들의 공과(功課)는 온데간데없고 탄식만 커져 가고 있다. 물론 우리 목재인들이 자기 업계에 다가올 상황 변화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채고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단합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잘못은 인정한다.

이번 4.11총선 때는 각 후보자들의 공약사항을 세밀하게 점검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중소목재산업의 발전과 안정을 위한 정책을 제시할 것인지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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