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목재협회 정명호 전무이사
이번 4.11총선 때는 각 후보자들의 공약사항을 세밀하게 점검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중소목재산업의 발전과 안정을 위한 정책을 제시할 것인지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중소영세기업들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는 좌우이념도 아니고 보수진보도 아닌 바로 생존(生存)의 문제다.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대통령은 4.19혁명 후 하와이 망명길에 김포공항에서 당시 허 정 내각수반에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본인의 심정을 한마디로 표하고 떠났다.

“옛날 봄이 오면 주문을 쌓아 놓고 고민하던 목재인들이 지금은 걱정거리만 쌓아 놓고 근심하고 있으니 봄이 오고 있으나 목재업계엔 아직도 봄이 까마득히 멀어 보여 그야말로 春來不似春이다”

여타 업계도 마찬가지이지만, 목재업계는 재료인 원목을 수입해 일정 기간 야적하며 제재소에서 원목을 용도에 맞게 제재해 최종 소비처에 납품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원목을 야적하는 데에는 넓은 야적 공간을 필요로 한다. 이를 가공하는 제재소 또한 적지 않은 토지를 필요로 하며, 생산된 제재목을 보관하는 데에도 넓은 공간이 필수적이다. 다뤄야 할 목재류가 워낙 중량물이다 보니, 아파트형 공장형태의 건물 내에서 이뤄지기에는 부적합하여 땅이 꼭 필요한 업종이다. 헌데, 이 땅이 말썽이다.

땅 주인들이 이제 다른 용도로 땅을 써야겠으니 나가 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사용해 준 것은 고맙지만, 이제는 자리를 비워 달란다. 조만간 꿩을 잡아 올 테니 그 때가 되면 꿩에게 닭장을 내어 달란다. 꿩이 정말 효자노릇을 할지 안할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동안 닭 장사는 주인님께 많은 도움을 줬다.

많은 인천시민이 그 닭들이 낳은 달걀과 닭고기로 생명을 이어 갔다. 닭은 그동안 밤잠 설쳐가며 성실하게 주인님을 위해 몸 바친 검증된 충신이였는데, 누군지도 잘 모르고 순할지 까칠할지 알 수 없는 꿩에게 자리를 내어달란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그냥 죽으란 법은 없다. 닭도 그리 쉽게 앉아서 죽지는 않는다. 코너에 몰린 쥐는 고양이도 무는 법이다. 닭도 꿩을 물 수 있다.

땅 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인천시가 목재업계의 공과를 인정하고 사랑하며 앞으로도 계속 인천지역의 토종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아주 간단하게 해결될 사안이다. 관계 기관의 정책담당자들의 올바른 판단과 지원을 기대한다. 그리고 금번 총선에 나선 후보들께서는 필히 목재업계의 생존과 관련된 땅 문제 해결방안을 꼭 제시해 주실 것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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