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공방 나무
김창환 소장

세계적인 문화유산 중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는 건축물은 어떤 구조일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불국사는 신라시대에 창건하여 그간 여러 차례 재건을 거쳐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사찰건축물을 굳이 구조적으로 분류하자면 중목구조로 분류될 수 있다. 과연 우리 조상들의 건축기술이 현대보다 더 좋았던 것일까? 필자의 생각은 아니다. 수많은 건축물 중 대부분은 거의 무너지거나 훼손되었고 그중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는 건축물들은 다행히 구조적으로 안정된 것들만 극소수로 남아있는 것이다. 이것은 구조해석과 설계적용 과정이 철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이들은 ‘목구조는 콘크리트구조나 강구조보다 설계나 시공이 쉬워 누구나 지을 수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조나 재료공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목구조의 설계가 더욱 복잡하다. 목재의 강도는 비중 대비 강도가 콘크리트나 스틸보다 오히려 강해 구조재로 아주 좋은 성질을 갖고 있다. 그러나 목재가 가지는 다양성과 재료역학적 이방성 때문에 구조해석이 더욱 복잡하며 시공시 이 특성을 고려해 주의깊게 시공하여야 하기 때문에 쉽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목재의 특성과 구조해석과 설계적용을 위한 각종 설계 공식과 구조세목들은 재료가 가지는 기계적 특성과 기하학적 구조의 상관관계를 이용해 수학적 방법으로 해석하고 실험에 의해 검증과 많은 경험을 통해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목구조는 목재의 다양한 특성들로 인해 수치 해석적 방법보다는 실험과 시공경험에 의한 경험식이 상당히 중요하고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즉 단기간에 이론을 정립하기 어려우며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민관의 계획과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두 번째 생각해 볼 것은, 어떤 목재를 사용할 것인가와 목재를 연결하는 못과 철물들에 대한 것이다. 시공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한국의 경우 경골목구조용 구조재의 등급을 외국의 규정을 준용해 육안 2등급 이상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목재는 수종과 가공, 건조 기술에 따라 그 품질이 정해지며 또한 목재의 생물학적 결점인 옹이와 목섬유의 방향과 경사가 강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즉 아무리 완벽한 구조설계를 하더라도 현장에서 시공자들이 질 낮은 목재를 사용하거나 또는 규정된 못과 연결 철물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실제 건축물이 가져야할 강도와 강성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경골목구조의 특성상 사용되는 구조재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피죽과 옹이가 많은 질 나쁜 구조재가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구조적으로 그 강도가 같다면 굳이 비싼 등급의 목재를 사용할 필요가 없지만 목재의 생물학적 결점을 많이 가진 저급의 자재는 반드시 구조적 강도가 저하될 우려가 있어 사용시 주의가 요구된다. 목구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목재와 연결 철물 등은 거의 수입에 의존한다. 이러한 구조재료는 제조사의 성능 인증과 기계적 특성 값들을 제공하여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목구조의 발전 방향을 논하기 전에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철저한 구조해석과 설계 그리고 현장에서 시방서 적용은 물론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신뢰성 확보 없이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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