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김미지 기자] 부천 까치울역에 위치한 3층 규모의 레드 스퀘어 하우스는 개성있는 외관으로 한 번 더 보게 되는 집이다. 건축주 가족과 부모님 그리고 임대세대가 함께 살고 있는 단독주택으로 마당과 테라스까지 알차게 갖춰져 있다. 각 세대별 프라이버시 확보와 라이프스타일을 배려한 집 구조와 시그니처인 빨간색 벽돌이 돋보이는 레드 스퀘어 하우스를 들여다본다.

빨간 벽돌집, 주택의 아이덴티티를 완성하다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서울에서 벗어나 한적한 근교에 살기를 원했던 젊은 부부는 부천 까치울역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결혼 후 두 아이가 생기고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기로 결정했어요. 그후 오랫동안 아이들과 부모님이 생활하기에 적절한 동네를 찾아다녔죠. 최종적으로 선택한 부천 까치울역은 서울과 많이 멀지 않고 단독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어 편의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었죠.”  

당시 건축사가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택지개발이 이미 끝나서 새로운 주택들이 단지를 채우고 있었다. 높지 않게 지어진 집들, 개인정원을 갖춘 마당, 조용한 인도와 차도들은 한적한 주택단지로 적합했으나 집들이 하나같이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어 특별한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디자이너인 건축주 부부는 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집을 원했다. 그렇게 완성된 빨간 벽돌집. 건축주의 취향과 개성을 살리면서도 다른 주택들과도 어우러지는 ‘레드 스퀘어 하우스’가 완성됐다. 

스톤이나 벽돌로 외벽을 마감한 주변 주택들과의 조화를 고려해 레드 스퀘어 하우스도 벽돌 마감을 선택했다. 대신 이 집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길과 마주하는 주택 정면에만 빨간 벽돌로 마감했다. 주택의 다른 면들은 건축주의 심플한 취향을 반영해 화이트 스타코플렉스를 사용했다. 콘크리트 특유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스타코플렉스는 빨간 벽돌과 대비돼 주택의 재미 요소를 더한다. 

집을 설계 및 시공한 건축공방의 심희준, 박수정 소장은 “집을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한국의 단색화처럼 보이길 원했다”며 “줄눈을 벽돌과 유사한 색으로 처리해 벽돌 마감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외관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공간의 효율적 분할, 3개의 현관으로 3세대의 독립 생활 보장 
단독주택 생활의 큰 매력 중 하나는 정원을 비롯한 테라스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건축주 부부는 1층 정원과 3층의 테라스 공간을 모두 사용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하지만 연면적 66평, 3층 규모로 지어진 집은 1층엔 부모님 세대가 2층엔 임대세대가 공간을 나눠 생활하고 있어 정작 건축주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그리 넓지 않았다. 

건축주 가족이 3개의 층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1~3층을 연결한 주택 구상.

건축공방의 두 소장은 “층별로 나눠진 공간이지만 건축주 가족이 3개의 층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며 “1층과 2층 면적을 나눠 건축주 가족의 공간을 따로 마련했으며 건축주 가족만을 위해 3층까지 이어지는 단독 계단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또한 각 세대별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1층에 3개의 현관을 두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구조는 건축주의 바람대로 1층의 정원과 3층의 테라스를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하며, 동시에 2층에 사는 임대세대와의 독립된 생활공간을 보장해 준다.

좁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자형 싱크대와 독립된 조리공간을 두었다.

층별 PLAN 

3대와 임대세대의 독립된 생활을 위한 공간의 효율적 분할이 돋보인다. A부모님 B건축주세대 C임대세대

아이들 전용공간과 임대세대의 독립공간이 공존하는 실용적인 구조
건축주 부부와 부모님의 생활공간인 1층은 각각의 거실, 식당, 화장실, 방으로 구성되며 중간에 두 공간을 잇는 통로를 두어 통행을 자유롭게 만들었다. 2층은 2개의 방과 화장실, 드레스룸으로 건축주 부부와 아이들이 생활한다. 2층 아이 방은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각 방이 모두 연결된 열린 구조로 설계했다. 설계할 때까지만 해도 둘이었던 아이가 완공 후 셋째가 태어나면서 2층을 아이들 전용 공간으로 만들어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층은 디자이너 부부의 전용공간으로 작업실과 테라스로 구성돼 있다. 작업실에서 오랜 시간 일하는 건축주 부부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위해 벽 하나를 꽉 채우는 통 창을 설치, 햇빛이 잘 드는 따뜻한 공간을 조성했다.      

아이들 전용 공간인 2층은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각 방이 모두 연결된 열린 구조로 설계했다.
화이트&우드 인테리어와 곳곳에 놓인 반려식물은 자연의 느낌을 더한다.
통창문을 설치해 채광 효과를 높인 3층 작업공간.

2층엔 아이들 공간 외에 임대세대를 위한 2개의 방과 거실, 화장실이 마련돼 있지만 ‘옆 집’에 살고 있는 듯 독립된 생활을 위해 1층과 연결된 외부계단을 설치했다. 

모든 층의 인테리어는 화이트와 우드 두 가지 컬러가 주를 이룬다. 몰딩, 요철 천장 등 불필요한 장식을 모두 배제하고 화이트 벽지, 강마루 등 마감재만으로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를 연출했다. 각 층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 풍경은 마치 하나의 그림처럼 내부를 꾸민다.

건축개요
대지 위치: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
구조: 철근콘크리트
건축면적: 107.31㎡(32.46평) 
대지면적: 218㎡ (65.94평)
연면적: 211.11㎡(63.82평) 
건폐율: 49.22%
용적률: 96.84%
외장재: 붉은 벽돌타일, 스타코플렉스
내장재: 서울벽지 
바닥재: 동화 자연마루 강마루
창호재: 이건창호 PVC 삼중창호(49mm)
단열재: 비드법보온판 가등급
설계 및 시공: (주)건축공방건축사사무소
사진: 이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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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심희준 (건축공방 대표)
2013년 건축공방을 설립해 건축, 도시, 예술, 조경, 레노베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인 ‘Glamping Pavilion’과 ‘건축, 예술을 품다’로 dezeen, ArchDaily, Designboom, Detail 및 다수 해외 매체에 소개됐으며 레드닷디자인, 아이에프디자인, 홍콩 DFA Awards, 독일 아이코닉 어워드 등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올해 한국 미래를 이끌 젊은 건축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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