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11월 들어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지난 1일엔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공기가 탁해지면서 전국 곳곳의 미세먼지 농도가 올가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대기가 안정돼 미세먼지 농도가 축적되고 정체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세먼지 원인을 두고 설왕설래하지만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60%는 중국 등 국외의 영향이고 나머지 40%는 국내 석탄발전소(화력발전소)나 노후경차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석탄발전소를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보고 미세먼지 배출 저감을 위해 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이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를 시행해 500MW(메가와트)급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는 신재생에너지를 총 발전량의 일정비율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태양열, 지열, 풍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이 신재생에너지로 꼽히는데, 국토의 70%가 산림인 만큼 산림바이오매스가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림바이오매스’는 산림에서 생산된 나무 벌채 후 원목을 제외한 가지나 줄기 등 이용하기 마땅치 않은 목재부산물을 가리킨다. 이를 압축해 만든 ‘목재펠릿’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목재펠릿이 연탄보다 초미세먼지를 20배 더 많이 유발한다 △목재펠릿의 환경기여도가 낮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인 채텀하우스에서 목재펠릿은 친환경에너지가 아니라는 연구결과를 내놓는 등 목재펠릿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목재펠릿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한국목재신문>이 팩트체크를 해봤다.

연탄보다 초미세먼지 20배 더 많이 유발하는 목재펠릿?
이 주장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이 목재펠릿에 대한 친환경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황 위원장은 국립환경과학원이 발간한 ‘고체연료 사용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 특성 조사연구’를 근거로 “목재펠릿과 연탄을 같은 양 연소할 경우 질소산화물(NOx)의 배출계수(허용기준치)는 목재펠릿(1.55g/㎏)이 연탄(0.08g/㎏)보다 약 20배 높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목재펠릿은 오염되지 않은 목재부산물을 톱밥 등의 형태로 만든 뒤 고온‧고압을 가해 단단하게 굳힌 물질이다. 나무에 고온‧고압을 가하면 리그닌이라는 접착물질이 녹아서 나오는데, 이를 통해 목재펠릿을 성형하는 만큼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로 만들어진 목재펠릿에는 화학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황 위원장은 목재펠릿을 태울 때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된다고 주장했다. 어째서일까?

확인 결과 국내 신재생에너지 분류 체계가 목재펠릿과 BIO-SRF 모두를 바이오에너지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BIO-SRF는 폐목재가 주 원료인 물질로 화학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당연히 이를 태우면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

결국 황 위원장의 발언은 목재펠릿과 BIO-SRF를 따로 분류하지 않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분류 체계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인 것이다.

일각에선 황 의원장이 잘못된 연구 자료를 근거로 삼아 이 같은 주장을 내세웠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해당 연구 자료가 가정한 것은 가정용 난방으로 발전용에 대한 연구 결과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연구는 일반적인 목재펠릿 사용 설비가 아닌 간이 소각시설에서 실험해 나온 결과이며, 연탄과 목재펠릿의 연소 실험이 전혀 다른 방법으로 진행됐기에 해당 주장을 결론으로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목재펠릿
목재펠릿

환경기여도 낮은 목재펠릿?
이 주장은 감사원이 지난 2015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목재펠릿은 태양광·풍력발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해 논란이 됐다.

감사원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목재펠릿이 나무를 베어 만들기 때문에 에너지 구조의 환경친화적 전환에 기여도가 떨어지고, 석탄보다 열량이 낮고 수분이 많아 석탄보다 더 많은 양을 연소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그러나 감사원 지적엔 커다란 오류가 있다. 목재펠릿은 나무를 베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산림 산업 전반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목재펠릿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수목에 피해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목재펠릿은 중량당 발열량이 뛰어나다. 국립산림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1톤당 원유 3.3배럴(524리터) 또는 유연탄 0.7톤의 에너지를 낼 수 있다. 반면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공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계수 고시를 보면 목재펠릿이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은 유연탄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유연탄은 1톤을 태웠을 때 먼지가 50㎏가량 나오는데 목재펠릿은 톤당 먼지배출이 0.93㎏ 정도다. 질소산화물도 유연탄은 7.5㎏/t인데 반해 목재펠릿은 2.42㎏/t이다. 특히 순수 나무가 원료인 만큼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황산화물(SOx)을 전혀 발생하지 않고, 화석 연료에 비해 질소산화물(NOx) 배출량도 매우 미량만 배출해 대기개선에 도움을 준다.

목재펠릿, 친환경에너지 아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가 2017년 주장한 내용이다. 채텀하우스의 덩컨 브락 환경정책 분석가는 “전체적인 라이프 사이클에서 보면 나무를 태우는 것이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며 “새롭게 심은 나무가 베어서 태워버린 나무에 비해 더 적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잊었다”고 주장했다.

또 “나무가 20년에서 100년간 자랐다는 것은 나무가 살고 있는 숲이 많은 탄소를 저장해왔다는 의미”라며 “우드펠릿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버리면 숲 환경에 큰 변화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는 큰 오류가 있다. 그는 목재펠릿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소한 국내의 경우 목재펠릿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는 일은 없다.

무엇보다 목재펠릿의 친환경성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연합(UN) 기후협약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탄소순환논리에 따라 목재펠릿을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했으며, 국제표준화기구(ISO)도 청정바이오매스 에너지원 기준에 의거 목재펠릿의 친환경성을 인정했다.

채텀하우스의 주장처럼 목재펠릿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았다면 각종 국제기구들이 목재펠릿의 친환경성을 인정했을까. 목재펠릿은 명백한 신재생에너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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