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52호] 올 7월이면 15년간 꿈적도 하지 않았던 지붕높이 18m 처마높이 15m 목조건축 높이제한 규정이 완화된다. 전문가들은 성능기반 건축법 개정취지에 맞도록 하려면 높이제한 완화보다 폐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커다란 변화를 알리는 신호임은 분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목재를 사용하는 건축이 기후변화 대응 효과가 입증되면서 영국과 프랑스, 미국과 캐나다, 일본, 네덜란드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고층 목조빌딩을 짓거나 지을 계획을 앞 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본지에 투고한 미국정부의 사라 스마일리는 “앞으로 씨엘티(CLT) 무역이 중요해 질 정도로 씨엘티를 이용한 고층목조건축이 대세일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는 “2025년에는 씨엘티(CLT) 시장규모가 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재규모가 이런 정도면 씨엘티 건축시장규모는 15조원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는 이미 자국의 건축법을 개정하고 목재사용을 늘리는 정책과 함께 고층목조건축이 가능하도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09년 런던의 9층 목조아파트, 2011년 호주 멜버른 10층 목조아파트, 2019년 노르웨이 18층 미오스타넷, 오스트리아 24층 호호빌딩 이밖에 캐나다 18층 부룩 커먼스, 2020년 일본 10층 목조호텔 등이 지어졌다. 세계는 보다 높은 층, 세계 최고, 최초의 고층목조건축물을 짓는 경쟁을 하고 있다. 머지않아 50층 이상의 목조빌딩을 보게 될 것이다. 고층목조빌딩 말고도 스마트한 도심을 목조빌라나 목조아파트로 짓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들이 유럽이나 미국과 캐나다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들 건축물들은 AI 기반으로 관리돼 에너지 문제와 실내보건 문제까지 살피고 있다. 글루램이나 씨엘티(CLT)의 기술향상이 가져다 준 결과다.
우리나라는 서기 645년에 88m에 이르는 황룡사 9층 목탑을 지어 소실되기까지 600년을 유지해 온 목조건축 강국이다. 전쟁이후 재건하면서 콘크리트건축에 모든 부분이 막혀버렸다. 이런 와중에도 국립산림과학원이 나서서 수원에 4층 목조연구동을 짓고 영주에 씨엘티(CLT)로 2시간 내화를 견디는 5층 목조건축물을 지어 실증하면서 높이제한을 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기쁨도 잠시 걱정이 더 많다고 한다. 층고제한 연면적 제한이 풀리더라도 ‘내화구조에 목구조 사양기준 개선’ ‘차음구조(층간소음)에 대해 사양 또는 성능기준 하나만 만족’ ‘마감재료 시험 기준 개선, 불연재료 소재로 목재 포함’ ‘목조공사업 신설’ 등의 방안이 시급하다고 한다.
일본은 범국가적으로 씨엘티(CLT) 농림규격(JAS 3079호)을 제정하고 씨엘티(CLT) 건축물고시 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일본은 지붕이 목조로 된 올림픽스타디움과 스타디움 앞에 지어진 10층 목조호텔 등을 앞세워 씨엘티(CLT) 목조건축 선진국으로 위상을 높이려 했을 것이다.
세계는 이미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뛰어나고 에너지 효율 면에서 우위에 있는 고층목조건축물을 짓는데 필요한 소재개발 및 생산, 설계능력, 시공기술, 관리유지기술 등을 놓고 선두에 서려고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기업적 차원을 넘어서 국가적 차원의 법률개정과 정책지원이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씨엘티(CLT)의 이용은 건축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되는 역사적 시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건축과 임산산업의 협력발전이 강력하게 기대되는 시장의 변화 앞에 우리나라도 발 빠르게 변화하고 과감한 예산투입으로 고층목조빌딩 선진국에 진입하고 선도하는 역량을 갖추어 한국형 고층목조빌딩을 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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